덕질

[아이나나] 5부 감상

기린❁ 2022. 7. 12. 00:01

5부 감상 한 줄 평 : 쌍둥이 과하다... 과해.. 그렇지만 행복하다... 쌍둥이 오시 여기서 성불하다..




사실 더쿠 아이나나방에서 5부 마지막에 쌍둥이 듀엣이 나왔다는 스포를 우연히 보고;; '와? 듀엣? 쌍둥이 듀엣은 7부 마지막에나 줄 줄 알았는데 듀엣이라고?' 하면서 허겁지겁 스토리 까기 시작했습니다.

하 다 읽은 지금... 눈물밖에 안 남...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츠분타 진짜 천재인 듯? 츠시미 선생님 지금 당장 감금시키고 군만두랑 웰치스만 주면서 하루에 5만 자씩 무조건 쳐내게 해야 함.


텐이 뮤지컬 '제로'를 성공시켜야만 하고, 텐이 제로로 거듭나야만 하는 이유가 결국 타카마사와 관련되어 있었음.
타카마사는 제로에게 결별을 고하지 못하고 이제까지 속이 썩어들어가고 있던 거잖아. 그래서 텐이 제로가 됨으로써 그 결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아니 5부에서 아야랑 텐이 타카마사를 너무 생각하고 너무 위해서... 역시 타카마사도 소구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진짜로 타카마사가 제로인가?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지만.. 4부 5부 거치면서 제로≠타카마사라는 것은 확실시된 거 같으니.
아무튼 이 사람도 소구력 있는 건 맞음. 뭔가 처연한? 죽은 사람 같은? 분위기 때문에 어린 애들이 자꾸 이 사람에게 간도 쓸개도 빼주게 만들어. (진짜 개색기 맞음)

그 타카마사가 Incomplete ruler(제로의 유작)의 무대연출을 정하지 못하자, 겨우 그런 마음으로 제로의 뮤지컬을 하는 겁니까! 라고 큰 소리로 일갈하는 텐 때문에 정말 놀라 자빠질 뻔함.
텐 언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고 스토익한 건 알고 있었는데 설마 타카마사한테도 그럴 줄이얔ㅋㅋㅋㅋ 타카마사가 아이나나 메인 빌런 아니냐고.. 그런 음침병약피리부는사나이빌런조차도 맑은눈의갓생광인에게는 구마되고 마는 거임..
여기서 타카마사가 "나.. 나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안 되는 걸 어쩌라고..!!"라고 말하는데, 그걸 보고 가쿠랑 류가 "감정적인데. 나나세처럼 말하네."라고 해서;;; 와 리쿠랑 닮았다고? 진짜 이 인간 소구력 있는 거냐? 진짜 제로 아냐?(아닌 거 앎)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텐이 리쿠한테 뮤지컬 보러 오지 말라고 하는 거, 한참을 진상을 안 가르쳐 주길래 설마 떡밥 회수 안 하고 어영부영 넘어가나? 했는데... 텐이 직접 "타카마사가 자신을 해치는 장면을 볼까봐 오지 못하게 한다."고 이야기해서 정말정말 놀랐음.
쿠죠 타카마사는 제로를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해서, 제로를 뛰어넘는 누군가를 만들어내고 싶어하는 동시에 누군가가 제로를 뛰어넘게 된다면 그 사람을 죽여버리려고 함.
구바레 조명 낙하사고도... 유키가 제로를 뛰어넘을 만한 인물이니까 미리 싹을 잘라 버리려고 했던 거. 만약 이번 무대에서 텐이 제로를 뛰어넘는다면, 타카마사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거야.

아니 텐이 그 말을 너무 덤덤하게 해서... 텐! 알면 피하면 되잖아! 뮤지컬 안 하면 되잖아! 라고 가쿠 같은 반응을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텐이 제로를 뛰어넘지 못하면 이 인간은 또 새로운 제로를 찾아 구천을 떠돌 게 뻔한데, 그러면 이제는 제로와 가장 닮은 인물인 리쿠한테 집착할 게 뻔하잖아. 텐은 그거까지 염두에 두고 자기를 희생하기로 한 거더라고....
가쿠가 "이 브라콤아!"라고 외치면서 화내는데.. 나도 정말.. 텐 이 미친 놈아! 브라콤아! 리쿠 챙기는 것도 좋지만 네 몸을 생각해, 제발!!! 하고 외치고 말았음..

그다음의 텐의 대사에서 내가 완전히 무너져 버렸는데...

텐: 어쩔 수 없잖아! 어릴 때부터 리쿠를 돌봐 왔다고. 이렇게 사는 방법밖에 몰라.

ㅠㅠㅠㅠㅠㅠㅠ 텐.... 텐..... 텐은 겨우 몇 분 먼저 태어나서 형이 되었지만 그 형의 위치에서 한 번도 내려올 생각을 한 적이 없던 거야. 형에게 주어진 책임감을 단 한 번도 내팽개친 적이 없음. 텐은 태어난 순간부터 리쿠를 사랑했고, 당연한 듯이 돌보았고, 리쿠가 주는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음.
리쿠는 자기가 텐에게 '항상 빛나는 별로 있어줘.'라는 저주를 걸었다고 생각하지만, 텐은 그것을 저주가 아닌 희망으로 여길 정도로 리쿠를 사랑했던 것임...
자기 스스로 브라콤이라고 인정하면서도(이 부분에서도 놀람.. 지금까지 텐은 자기 스스로는 브라콤이라고 인정한 적 없지 않았나. 텐이 리쿠에 대한 감정에서 많이 솔직해졌구나 싶어.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트리거 멤버들에게 할 수 있을 정도 트리거 셋의 인연도 끈끈해졌다는 뜻이고.) 그런 삶을 사는 방법밖에 모를 정도로, 그 다른 삶의 방식은 상상도 해본 적도 없을 정도로 리쿠를 애틋하게 여기는 것임....

5부 내내 텐과 리쿠의 관계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데(아이나나 내내 그렇긴 하지만..), 특히 이번 5부에서는 텐이 리쿠의 호의를 점차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보여서 쌍둥이 오시로서는 가슴이 벅찼음.


리쿠는 자기가 텐을 너무 위대한 형으로만 봐서, 형이 자기 앞에서는 웃어야 하고 멋지게 있어야만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되었다고 미안하게 생각하던데.. 막상 본인인 텐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어. 속박이 아니라, 숙명처럼.
리쿠가 성인이 된 지금도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자꾸 텐은 리쿠를 상자에 넣어 지키려고 하고, 리쿠는 세상 밖으로 나가려고 하니까 계속 싸우게 됐던 것임. 리쿠가 위험한 곳으로 가기 전에 자기가 먼저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니까 텐은 자꾸만 더욱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게 되고, 리쿠는 그런 텐을 쫓아가다가 텐에게 쓴소리 듣고.
아무리 텐이 리쿠를 밀어내도, 결국 텐을 쫓아가고 마는 리쿠가 너무 대단해. 아무리 부정당하고 거절당해도 텐을 믿고 따라가는 리쿠.... 형이 자기에게 준 사랑이 무조건적이었다는 것을 아니까 가능했던 거겠지. 😭😭😭 형이 자신을 몇 번이고 구해줬으니 이번에는 자기가 형을 구해야만 한다고..ㅠㅠㅠㅠ 물론 텐은 리쿠를 구했지만, 텐도 리쿠를 통해서 구원받았어. 리쿠의 존재 자체가 텐에게는 어떠한 위안이었으니까.


그리고 텐에게 트리거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듦.
트리거에 들어가게 된 과정에서는.... 서로에게 상처를 남겼을지 몰라도... 지금은 텐에게 트리거라는 쉴 곳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리쿠가 줄 수 없는, 보호받을 때의 안심감을 트리거가 주고 있거든.
트리거 정말 가족이다ㅜㅜㅜㅜㅜ 텐이 류랑 가쿠한테 도와달라고 말한 것도 처음이었지??? 연습 때 불평 얘기한 것도 첨이었고ㅋㅋㅋㅋ 텐이 점점 둘을 편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기뻐... 늘 형으로서 리쿠 지키느라 아등바등 했는데, 형들에게 편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넘 다행....
(그리고 텐이 동생처럼 굴 때마다 텐이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는 류랑 가쿠도 너무 귀여움ㅋㅋㅋㅋ)


리쿠가 타카마사에게 아이돌이 프로듀서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을 리 없다고 말해주는 부분 좋았음.
계속해서 제로와 비슷하다고 묘사되는 리쿠가, 프로듀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적으로 말해줘서, 타카마사도 조금은 구원받았다고 생각해.
타카마사는 계속 자기가 제로를 몰아붙이기만 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게 아니고... 제로에게 자신도 어떠한 도움과 구원이 되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면.. 자기를 좀 더 사랑할 수 있잖아.
자기를 사랑하고 자신의 연출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기에 incomplete ruler 연출이 가능했다고 생각하니까.
타카마사가 제로에게서 벗어날 수 있도록 텐이 도와줬지만, 결국 제로의 속박을 벗어나는 것은 스스로 해야 하는 걸.


뮤지컬 '제로'에서 incomplete ruler 무대 서기 직전에, 텐이 리쿠가 무대에 올라간다는 사실 알고 당황하는 것이 너무 좋았음. 그렇게도 타카마사에게서 리쿠를 지키려고 노력했는데, 리쿠가 제 발로 타카마사의 무대에 선다고 했으니 텐 당연히 당황했을 테지...
거기서 "왜 네가 올라가?" 라고 반응하는 텐을 도발하는 리쿠.

리쿠: i7의 센터쯤은 배경(모브)으로 만들어 봐. 트리거의 센터잖아? 쿠죠 텐.
텐: 제법인데. 그렇게 해주지.
타카마사: 싸우지 마.

이 대화의 흐름이 너무 좋았음. 드디어 리쿠가 형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텐은 동생이 아닌 라이벌로서의 리쿠에게서 그 도전장을 받아 들고 서로 경쟁하며 성장하는 것.
서로의 인연은 절대로 끝나지 않고, 다시 텐이 나나세 가로 돌아가는 엔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전에.. 이제야 텐이 리쿠를 돌봐야만 하는 약한 동생으로 보던 시선, 그리고 리쿠가 텐을 위대한 형으로만 보던 시선에서 벗어났다는 것이 중요한 듯.
결국 이 시선들이 얽혀서 지금까지의 모든 형제 갈등이 있었던 거니까. 드디어 서로의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는 동업자이자 라이벌로서의 위치에 동등하게 설 수 있게 되었어.

텐과 리쿠가 처음으로 듀엣 부르는 무대에서 둘의 종속서사가 끝나고 새로운 서사가 시작된다는 점이 너무... 눈물 나게 감동적이다.


5부 맨 마지막에

리쿠: 지금까지 계속 못된 말 해서 미안해. 계속, 텐 형을 사랑해.(다이스키)
텐: 나도, 리쿠를 사랑해.

이렇게 서로를 좋아한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쌍둥이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을 철철철 흘려버림. 텐이 솔직해져서 너무 좋았음. 이제까지는 리쿠를 지키기 위해서 계속 거짓말하고 리쿠를 밀어낼 수밖에 없었는데, 리쿠를 '타카마사의 제로에 대한 애증'의 위험에서 구해낸 이후에는 드디어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게 된 거임.ㅠㅠ 텐 정말 고생 많았다....

어릴 때부터 둘이 함께 노래 부르고 춤추고 싶다고 했었는데, 돌고 돌아서 그 소원이 드디어 이루어진 거야....
둘이서 함께 노래 부른 무대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흘러나오는 둘의 독백.

'만약 아이돌리쉬7이 되지 않았다면, 트리거가 되지 않았다면,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나나세 텐과 나나세 리쿠의 듀오 사진'

이 말이 나오는데 눈물이 너무 흘러서 멈추질 않았어. 훨씬 전부터 눈물 줄줄 흘리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완전히 오열함....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Incomplete ruler 들으면서 우는 중. 이거 쓰는 지금도 노래 들으면서 우는 중이다... 빨리 풀버전 줘!


Incomplete ruler는 작중 설정상 제로가 가사를 썼다고 함.
그런데 사실 어른들의 사정(아이나나 제작사 사정)으로는... 이게 텐과 리쿠의 듀엣을 위해 만든 곡이라는 거 우리 알잖아요?
가사가 너무 텐이랑 리쿠라서 미치겠어.
텐이 부르는 부분은 텐 같고(그렇게 가사 썼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리꾸가 부르는 부분은 리쿠 같아..... 특히 텐이 첫 소절 부를 때에는 리쿠 두고 집 나서던 뒷모습의 환영이 오퍼시티 70%로 보임.. 텐의 그 고독과 외로움이 절로 느껴지고... 그런 텐의 외로움을 어떻게든 감싸 안아주고 싶어 하던 리쿠의 마음이 느껴짐.


나는 스토리를 늦게 읽었으니 생일 일러를 나중에 봤는데, 만약 내가 제때제때 스토리를 읽어서 완결을 다 보고 생일일러를 봤으면.. 일러 뜨자마자 오열했을 것임.. 우리 쌍둥이의 행복하던 한 때...
쿠죠 이 개색기... 쿠죠 이 강령술사 가정파탄범아...

쿠죠는 분명히 악인데, 이번 5장에서 뮤지컬 제로의 서사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쿠죠의 심리 변화를 자세히 다뤄준 편이라서 그런지, 쿠죠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갈 것 같더라.
가장 사랑하던 친구가 자기에게 힘들다고 단 한 번도 이야기해주지 않고 갑자기 사라져 버렸지. 그 친구가 자기에게 조금만 힘들다든지, 아니면 어떤 이야기를 해줬다면 타카마사도 제로를 고독하고 고고한 그 별의 바로 아래 자리로만 밀어 넣지는 않았을지도 모름. 하지만 제로는 모두에게 완벽한 아이돌의 모습만 보여주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림. 자기가 제로를 극단적인 어딘가로 밀어 넣었다고 죄책감을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그 친구의 재능과, 사랑스러움을 사랑해서 다시 보고 싶어 하면서도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결국 제로를 미워하는 방식으로 굴절되어 버린 것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됨.
게다가 슬픔을 나눌 다른 친구인 사쿠라 하루키조차 제로를 찾겠다는 이유로 자기를 떠나 버렸으니.. 치유되지 못한 마음이 자꾸만 안 좋은 쪽으로 굴절되고 굴절되어 땅끝을 뚫는 것도 이해가 됨...

어제 펑펑 흐르는 눈물 닦으면서 감상 열심히 찾아봤는데, 찾아본 감상 중에 가장 웃겼던 게

이 글이었다.
사실상 쿠죠 타카마사의 정신병은 제로가 갑자기 사라진 것 때문에 생긴 게 맞으니까 ㅠㅠㅠ 결국 작별인사 안 한 제로가 가장 근본 잘못이었던 게 맞잖아? 근데 말이 너무 웃겨서 눈물 젖은 눈으로 한참 웃음..


6부 이후부터는 각자의 삶의 목표를 새로이 찾아서 나아가는 16명의 아이돌.. 그리고 아이돌의 최강 자리를 두고 싸우는 내용이 주가 될 것 같은데..
제로가 등장할 일이 있을까?
쿠죠 타카마사의 원한은 거의 풀린 것 같아서, 이제는 타카마사의 서사보다는, 아이돌들이 서로 경쟁하는 서사가 주가 될 것 같은데.
제로 언젠가 한 번 등장해줬으면 좋겠으면서도, 이제 제로는 사라진 전설이니 굳이 나올 필요 없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타카마사는 이제 아야도 풀어주고 혼자서 유럽 떠돌아다니며 요양이나 해라.. 텐한테 구원 찾지 말고 정신병원 가...


아, 타카마사는 성불했고.
이제 이오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타카마사의 결말을 봤으니, 이오리는 저렇게까진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리쿠가 이오리에게 말도 없이 떠날 일은 없잖아. 리쿠는 낙하산(프로듀서의 지지)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그 소중함을 알고 있으니까...
둘이 헤어지지 말고...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가라. 가자!!!!